전북 익산시 노조 게시판에 폭로…"늦은 밤에 전화하고 불쾌한 신체접촉·술 강요해"
"거절하면 협박…더는 여직원들에 이런 식으로 접근하지 말라"…시청 대처 주목
전북 익산시청에 재직하고 있는 한 남성 공무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새내기 여성 공무원들에게 장기간 사적인 만남을 강요하며 괴롭혔다는 내부 폭로가 나와 파문이 커지고 있다.
14일 익산시 등에 따르면, 최근 익산시공무원노동조합 한 게시판에는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익명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판은 공무원노조 조합원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성자는 "오랜 기간 소리 내지 못해 부끄러웠던 일을 용기 내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며 "저에게는 수년 전 일이었지만, 아직도 그의 이름을 들으면 덜컥 겁부터 난다"고 글을 시작했다.
작성자는 "그(상사)의 표적은 주로 당시 저처럼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여직원"이라며 "처음엔 메신저로 ‘나는 ∼이다. 힘들지는 않냐?’면서 접근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너희 동기들을 제치고 승진하려면, 그리고 국장까지 가려면 나 같은 멘토를 잡아야 한다’면서 가스라이팅을 시작한다"며 "어렵고 낯선 직장생활에서 솔깃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고 적었다.
작성자에 따르면, 해당 상사는 점차 늦은 밤에 전화를 걸어 듣기에 불쾌한 가십거리를 늘어놓고, 불쾌한 신체 접촉을 하거나, 술을 강요하기도 했다. ‘영화 친구가 되어 달라’, ‘집에 아픈 아이가 있어서 각방 쓴다(?)’는 등의 이야기까지 했다고. 작성자는 "선을 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를 거절하면 ‘앞으로 공직 생활에 본인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협박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뜨끔하신 분이 한 분 계실 것"이라며 "더는 여직원들에게 이런 식으로 접근하지 말아달라. 부탁드린다"고 썼다. 이 글을 본 다른 공무원들은 ‘저도 9급 때 당한 기억이 난다’, ‘요즘도 그런가 보다’, ‘대체 몇 명한테 그랬을까?’라며 글쓴이의 입장에 동조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익산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3선의 정헌율 시장이다. 내부 직원에 의해 드러난 성비위에 정 시장이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문화일보
노기섭 기자